토픽 모델링(Topic Modeling)은 방대한 양의 텍스트 데이터에서 숨겨진 주제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기술입니다. 사람이 직접 문서를 하나하나 읽고 분류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토픽 모델링을 활용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문서 속의 주요 주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토픽 모델링의 개념과 대표적인 알고리즘인 '잠재 디리클레 할당(Latent Dirichlet Allocation, LDA)'을 배우고, 이를 활용하여 러시아어 텍스트에서 숨겨진 주제를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겠습니다. 또한, PyLDAvis를 이용하여 결과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법도 실습해 보겠습니다.

9.1 토픽 모델링(Topic Modeling)이란?

토픽 모델링(Topic Modeling)은 텍스트 데이터에서 숨겨진 주제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기법입니다. 대규모 텍스트를 사람이 직접 읽고 분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토픽 모델링은 통계적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문서 속 단어들이 함께 등장하는 패턴을 분석하고, 그로부터 공통된 주제(topic)를 찾아냅니다. 이 방법은 뉴스 기사, 학술 논문, 소셜 미디어 게시글 등 방대한 텍스트 자료에서 핵심 주제를 효율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널리 활용됩니다.

언어학적 관점에서 보면, 토픽 모델링은 단순히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기술이 아니라 언어 사용의 의미 구조와 담화적 패턴을 탐색하는 방법론입니다. 이것은 단어가 고립된 요소가 아니라, 각자의 어휘적 의미에 따라 특정 의미장(semantic field) 이나 주제장(thematic field) 에 속한다는 원리에 기반합니다. 예를 들어 ‘정책’, ‘정부’, ‘대통령’ 같은 단어들은 ‘정치’라는 의미장에, ‘감염’, ‘백신’, ‘면역’ 같은 단어들은 ‘보건’이라는 의미장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 문서 안에서 비슷한 의미장이나 주제장에 속한 단어들이 함께 자주 등장한다면, 그 문서는 자연스럽게 해당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토픽 모델링은 바로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단어들이 어떤 의미 영역의 단어들과 함께 쓰이는지를 분석함으로써 문서의 주제적 중심(topic) 을 추론합니다. 따라서 토픽 모델링은 단순히 단어의 빈도를 세는 것이 아니라, 단어의 의미적 속성과 주제 간의 연관성을 통계적으로 드러내는 어휘 의미 분석 기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토픽 모델링은 어휘론(lexicology), 의미론(semantics), 그리고 담화 분석(discourse analysis) 과도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또한 토픽 모델링은 코퍼스 언어학(corpus linguistics) 의 주요 분석 방법으로도 활용됩니다. 코퍼스 언어학적 관점에서 토픽 모델링은 대규모 말뭉치(corpus) 속 단어들의 공기어 관계를 분석하여, 전통적인 키워드 중심 분석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에서 문서 전체의 주제 구조와 담화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합니다. 예를 들어 신문 코퍼스에 토픽 모델링을 적용하면 시기별로 정치, 경제, 환경, 젠더 등 주요 사회 담론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했는지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토픽 모델링은 언어를 단순히 문법 구조로 보는 것을 넘어, 언어 사용의 주제적 맥락과 의미의 분포를 통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언어와 사회의 상호작용을 밝혀내는 현대 언어학의 핵심 방법론입니다.

9.2 잠재 디리클레 할당(LDA) 모델

토픽 모델링 기법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잠재 디리클레 할당(Latent Dirichlet Allocation, LDA) 입니다. LDA는 많은 양의 텍스트 속에서 단어들이 함께 나타나는 패턴을 분석해, 각 문서가 어떤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방법입니다. 기본적인 생각은 “한 문서는 여러 주제를 조금씩 다룰 수 있고, 각 주제는 특정 단어들이 자주 함께 등장함으로써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즉, LDA는 문서가 하나의 주제만 포함한다고 보지 않고, 서로 다른 주제가 일정한 비율로 섞여 있다고 가정합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인공지능 산업 육성 정책을 발표했다”라는 문장은 ‘정치’, ‘기술’, ‘경제’ 세 가지 주제를 동시에 다루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LDA는 이러한 단어의 분포를 분석해 이 문장이 각 주제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를 수치로 표현합니다(예: 정치 50%, 기술 30%, 경제 20%).

또한 LDA는 각 주제에 어떤 단어들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지도 함께 추정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패턴이 관찰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LDA는 문서가 직접적으로 “이것은 정치 기사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단어의 사용 패턴만으로 주제를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