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기계 번역의 원리

기계 번역은 컴퓨터가 한 언어의 문장을 다른 언어로 자동 변환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오늘날 기계 번역은 스마트폰의 번역 앱, 웹페이지 자동 번역, 이메일 번역, 학술 번역 지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계 번역은 단순히 단어를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언어의 구조를 분석하고 의미를 계산하며 문맥을 고려하는 언어 처리 전반의 복합적인 계산 절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계 번역은 단순한 기술적 도구를 넘어, 언어가 어떻게 구조화되어 있으며, 의미가 어떻게 형성되고, 실제 사용에서 어떤 패턴을 보이는지를 이해해야만 제대로 작동합니다. 따라서 기계 번역을 학습하는 과정은 언어학적 지식과 계산적 접근이 어떻게 연결되어 언어를 처리하게 되는지를 이해하는 중요한 학습 경험이 됩니다.

기계 번역 기술은 언어학과 컴퓨터 과학의 발전과 함께 세 단계—규칙 기반 번역, 통계 기반 번역, 신경망 기반 번역—를 거쳐 발전해 왔습니다. 초기에는 언어학자가 정의한 문법 규칙을 중심으로 번역이 이루어졌으나, 이후에는 대규모 코퍼스의 통계 패턴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동하였고, 최근에는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전체 문맥을 고려하는 자연스러운 번역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 규칙 기반 기계 번역 (Rule-Based Machine Translation)

규칙 기반 기계 번역(Rule-Based Machine Translation, RBMT)은 명시적인 문법 규칙, 구문 구조, 어휘 대응 사전을 중심으로 번역을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한국에서는 초기의 전자정부 번역 시스템이나 KAIST의 KORTERM이 대표적 규칙 기반 시스템이었습니다. 이 방식은 언어를 체계적인 규칙의 집합으로 보고, 원문을 논리적·단계적으로 분석하여 목표 언어 문장으로 전환합니다. 규칙 기반 번역은 세 단계로 구성됩니다.

  1. 분석: 입력 문장을 형태소 단위로 분석하여 품사, 문법 범주, 구문 구조 등을 파악합니다.
  2. 전이: 분석된 구조를 목표 언어의 문법 구조로 바꾸는 전이(transfer) 과정을 거칩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어의 SVO 구조를 한국어 SOV 구조로 바꾸거나, 러시아어의 격 표지를 한국어의 조사로 변환하는 과정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3. 생성: 변환된 구조를 바탕으로 목표 언어 문장을 생성합니다.

규칙 기반 번역은 언어의 구조가 명시적이고 형식적인 규칙으로 기술될 수 있다는 전제 위에서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들의 범주, 이들이 결합하는 방식, 문장 내에서의 위계 구조가 일관된 규칙 체계로 서술될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이며, 이러한 접근은 생성문법을 중심으로 한 형식주의 언어학의 영향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생성문법은 자연언어의 구조가 단순한 통계적 패턴이나 의미적 직관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언어 보편성(Universal Grammar)에 기반한 심층 구조(deep structure)와 표층 구조(surface structure)의 전환 규칙, 구구조(phrase structure) 규칙, 하위 범주화(subcategorization) 틀, 격 지배(case government), 통사적 제약(syntactic constraints) 등을 통해 기술할 수 있다고 가정합니다. 규칙 기반 번역은 실제로 이러한 통사 이론을 계산적 절차로 구현한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규칙 기반 번역에서 원문을 분석할 때, 기계는